[탐사보도 뉴스프리즘] "학교를 마지막에 닫아라"…코로나에 구멍 뚫린 공교육<br /><br />[오프닝: 이광빈 기자]<br /><br />시민의 눈높이에서 질문하고, 한국 사회에 화두를 던지며,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 가는 시작합니다! 이번 주 이 주목한 이슈, 함께 보시죠.<br /><br />[영상구성]<br /><br />[이광빈 기자]<br /><br />코로나 시대 만 2년. 사립초등학교 선호현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습니다. 집 가까운 공립학교를 거부하고 멀더라도 사립을 보내는 이유를 홍정원 기자가 짚어봤습니다.<br /><br />['공립은 못믿겠네'…사립초 역대급 경쟁률 / 홍정원 기자]<br /><br />공교육의 그늘진 단면을 그려낸 드라마 속 한 장면입니다.<br /><br /> "한국같은 경쟁사회에서 어떻게 학원을 끊어?"<br /><br />공교육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은 코로나 시대에 더욱 깊어집니다.<br /><br />공교육과 사교육에 대한 경계선이 학교와 학원으로 확연히 나뉜 가운데, 공립학교냐 사립학교냐를 놓고도 경계선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.<br /><br />이런 분위기 속에서 올해 사립초등학교 경쟁률은 10대 1 수준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. 올해 지원 열기를 감안하면 역대급 경쟁률을 보였던 전년 6.8대 1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관측입니다.<br /><br />지난해에 이어 중복지원이 가능해진 점도 한 몫을 했겠지만, 핵심은 역시 교육의 질입니다.<br /><br /> "경쟁률이 많이 높아진 것은 아마 교육 서비스가 차이가 나지 않나, 예컨대 원격 수업의 양이나 질, 등교수업의 횟수 등의 차이를 느낀 학부모들이 사립을 선호하지 않나 생각하고요."<br /><br />코로나 시대, 공립과 사립의 교육격차를 두드러지게 한 첫번째 지표는 등교일수입니다.<br /><br /> "사립 초등학교가 주당 4.2일, 공립 초등학교가 1.9일 등교한 것으로 저희 의원실에서 확인했습니다."<br /><br />거의 두 배가 넘는 숫자입니다.<br /><br />대면수업을 대신한 온라인 수업의 질 또한 차이가 컸습니다.<br /><br /> "사립학교의 경우엔 실시간으로 라이브 방송을 통해 선생님들이 수업을 많이 진행한 반면, 공립학교에서는 유튜브나 EBS영상을 틀어놓는 간접적인 방식으로 수업을 많이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."<br /><br />다양한 방과 후 활동도 사립을 선호하게 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.<br /><br /> '하나, 둘.'<br /><br />선생님의 지휘에 맞춰 연주가 시작됩니다.<br /><br /> "방학을 맞아서 아이들 특별하게 캠프를 진행하고 있는데, 동물의 사육제 중에 사자라는 곡을 연습하고 있어요."<br /><br />학부모의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.<br /><br /> "엄마·아빠한테 오케스트라 하는 것 보여드렸더니 엄마·아빠가 잘한다고 좋아하셨어요."<br /><br />긴 통학거리도 기꺼이 감수합니다.<br /><br /> "(동네)친구들은 원래 집 주변에 있는 학교에 가는데 어떤(우리 학교) 친구들은 다른 동네에서 오기도 하고…"<br /><br />국제학교는 더 경쟁률이 치열합니다.<br /><br />입학시험에 수천만원 대 학비까지 내야하지만 제주 국제학교 4곳에는 올해도 지원자들이 몰렸습니다.<br /><br />코로나로 해외 유학이 어려워진 영향도 작용했습니다.<br /><br />이곳에만 앞으로 2곳의 새로운 국제학교가 더 들어올 예정인데, 맹모삼천지교 고사를 반영하듯 주변 부동산 값도 덩달아 들썩입니다.<br /><br />코로나 시대 3년차, 초등학교 운동장이 기울어지고 있습니다.<br /><br />연합뉴스TV 홍정원입니다.<br /><br />[이광빈 기자]<br /><br />코로나19는 우리 공교육의 취약성을 더욱 심화시키는 위기였습니다. 교실 안에서 교사 개인 역량에 많은 부분을 의존하던 시스템이 비대면으로 옮겨가며 부각된 공교육 부실화, 부담은 여전히 사회가 아닌 학생들이 짊어지고 있습니다. 조성미 기자입니다.<br /><br />[각자도생 돼버린 공교육…학습·교우·영양 어디로 / 조성미 기자]<br /><br />아이들이 갑자기 학교엘 못 가게 되며 원격 수업에 다급히 적응하던 코로나19 초기의 모습은 이제 어느 정도 안정됐지만, 사태가 터진 지 2년 가까이 된 지금도 공교육의 상당 부분은 개인이 감당할 몫이 돼버렸습니다.<br /><br />맞벌이인 자녀 대신 9살 손자를 돌보는 박영애씨는 손자가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지난 한 해 눈코 뜰 새가 없었습니다.<br /><br />저학년이라 고학년보다는 등교 수업이 많았지만 학교에 안 갈 때는 손자의 온라인 수업을 돌봐줘야 했고, 정오쯤 학교 수업이 끝나면 학원이나 태권도장엘 데려다주는 것도 할머니 몫이었습니다.<br /><br /> "숙제를 내준다거나 집에서 복습을 하는 경우 그런 것도 시간 맞춰 한다는 것이 굉장히 부담스럽고, 부모들이 해줘야 되는데 조부모가 한다는 것은 좀 무리가 있지 않나… 제 시간이 전혀 안 나니까 갇혀 있다는 느낌으로 우울증이 한동안 심했어요."<br /><br />조부모 손을 빌릴 수 있으면 그래도 나은 편. 그렇지 못한 맞벌이 부부, 특히 워킹맘들은 코로나 사태 뒤 휴직이나 퇴사를 고민하는 빈도가 늘었습니다.<br /><br />조부모 도움을 얻기도,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퇴사를 선택하기도 어려운 맞벌이 또는 한부모 가정의 아이들은 원격 수업 속에서 사실상 방치되기도 합니다.<br /><br /> "(근무 중에) 아이와 통화가 되지 않았을 때 수업에 참여시키고 온라인 환경에서 적극적으로 참여시킬지 굉장히 많은 어려움을 겪었어요.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들을 배달시켜 먹으려고 하고요."<br /><br />한국교육학술정보원 보고서에 따르면 교원 1만 883명 대상 설문조사에서 지난해 1학기 원격수업으로 학생 간 학습수준 차이가 커졌는지 질문에 9.9%가 '매우 그렇다'고, 44.6%가 '그렇다'고 대답했습니다.<br /><br />코로나 사태가 터진 후 학교 현장 수업 대신 원격수업을 받은 18세 이하 중 60%는 수업이 효과적이지 않았다고 평가했는데, 그 이유로 학교의 원격수업 환경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는 대답이 가장 많았고, 수업내용이나 구성이 충실하지 못하다, 학습 집중이 어렵다를 꼽았습니다.<br /><br />각자도생처럼 돼버린 교육 환경 속에서 수요자에게 만족을 주지 못하는 원격 공교육의 질은 사교육 의존도를 높였습니다.<br /><br /> "사교육은 좀 더 많아진 것 같아요. 아무래도 온라인 수업을 들으니까...
